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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중근 의사의 이토 저격, 그 순간의 영상은? [창 아카이브] I 2015년1월13일 방영
1909년 10월 26일. 중국 하얼빈 역에 이토 히로부미가 도착했다. 러시아 재무장관을 만나 회담하기 위해서였다. 당대 동북아시아의 거물 정치인이었던 이토는 일본에서는 초대 총리이자 ‘근대화의 선구자’로 추앙받고 있었다. 그러나 우리 민족에겐 ‘조선 침략의 원흉’이자 ‘동양 평화의 걸림돌’이었다.
안중근 의사가 쏜 세 발의 총탄은 이토를 쓰러뜨렸다. 그런데 이 저격의 순간은 당시 현장에 있던 한 러시아 촬영자의 카메라에 고스란히 잡혔다. 우연히도 ‘역사적 장면’을 포착한 특종이었던 것이다. 이 흑백 동영상은 지금까지 전해 내려오고 있다. 그러나 단 네 개의 장면뿐이다. ①열차가 들어오는 장면, ②사람들이 이토를 기다리는 장면, ③저격 직전으로 보이는 순간, 그리고 ④거사에 성공한 안중근 의사가 체포돼 끌려가는 모습이다.
의거 전과 후만 있을 뿐, 정작 안 의사가 이토를 쓰러뜨린 바로 그 ‘결정적 격발의 순간’은 쏙 빠진 것이다. 이 네 개의 장면이 발견된 곳은 일본이다. 백여 년 전 당시 일본 측에서 러시아 촬영자에게 거액을 주고 동영상을 독점으로 사들였던 것이다. 당시 일본 언론을 보면 저격의 순간까지 고스란히 담긴 동영상이 일반인들을 상대로 극장에서 상영됐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렇다면 왜 ‘결정적 저격의 순간’이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것일까. 또 저격의 순간을 담은 원본 영상은 어디에 남아있는 것일까. 취재진은 백여 년 전 당시 일본 언론 보도 등을 토대로 결정적 장면이 사라지게 된 것이 우연의 결과가 아니라, 일본 측의 의도적 편집이었다는 것을 밝혀낸다. 또 촬영자가 러시아 사람이었다는 점을 주목해 당시 동영상이 일본에만 독점 판매된 것이 아니라 러시아의 특정 도시에서도 상영됐고, 필름이 러시아에서 공공연하게 유통되었다는 사실도 처음으로 확인했다.
안중근 의사가 이토를 저격한 것이 아니라 ‘제 3의 인물’이 저격한 것이라는 식의 근거없는 음모론이 일본 서점가에 출판되고 있는 현실에서, 저격의 순간이 담긴 영상은 사료적 가치가 매우 높다. 광복 70주년을 맞아 KBS 취재진은 일본과 러시아의 각종 사료를 토대로 필름의 행적을 추적했다.
[시사기획 창] 광복 70주년 특집-‘저격의 순간’ 누가 숨겼나?
방영일: 2015년 1월 13일
#815 #안중근 #광복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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